황선웅 — 게임 음악가들의 비(非)게임 음악

황선웅 — 게임 음악가들의 비(非)게임 음악

2017년의 기억이다. 친구에게 마인크래프트의 OST "Wet Hands"를 추천하면서 “게임 음악답지 않은 클래식 피아노 독주곡”이라고 말했던 것. ‘클래식’을 괜히 덧붙인 건, 그 무렵 내게 게임 음악이 8비트 칩사운드의 인상으로 굳어 있었기 때문이다. 그해, 닌텐도 스위치가 세상에 나왔고 The Game Awards에서는 젤다 야생의 숨결이 올해의 게임상을 받았다. 웅장한 오케스트라 게임 음악이 낯설다면 오히려 이상한 때였다.

‘게임 음악답지 않다’는 설명은 게임 밖에서도 충분한 음악임을 말하고 싶어서였다. 게임 음악은 플레이 경험을 극대화하는 데만 집중하는 그늘진 존재다. 그 묵묵함의 노고를 아는 듯, 게임 OST 앨범이 종종 발매되지만, 여느 음악 앨범들에 비해 여전히 불리한 건 마찬가지.

게임 음악 감상은 플레이 경험의 유무에 매우 의존적이다. 플레이어라면 전투 테마에서 긴장과 짜릿함을 상기할 수 있겠지만, 게임을 해보지 않았다면 오히려 평화로운 마을 테마가 더 인상적일 수 있다. 이 상반된 곡들이 한데 묶여 나오기 마련이고, 맥락을 모른 채 듣는다면 일관성 없이 흩어질 수도 있다.

내가 '게임 음악가들의 비(非)게임 음악’에 호기심이 생긴 이유였다. 게임의 서사와 플레이어를 고려할 필요가 없을 때, 온전히 자신의 이야기를 담을 때, 이들은 과연 어떤 음악을 세상에 내놓을까?


Electric Satie - Gymnopédie '99


Electric Satie는 Square Enix 소속의 작곡가 Mitsuto Suzuki의 솔로 프로젝트다. 대표 참여 게임은 "파이널 판타지 VII 리메이크(FINAL FANTASY VII REMAKE)"


Junya Nakano - Phantasm


Junya Nakano 또한 Square Enix에서 근무한 게임 작곡가다. 대표 참여 게임은 "운명의 실(Threads of Fate)"


Spiritual Vibes - Alternative Tracks


Spiritual Vibes는 "동물의 숲(Animal Crossing)", "Wii" 등의 Nintendo 게임 작곡가로 활동 중인 Kazumi Totaka가 소속된 재즈 그룹이다.


Spencer Nilsen - Architects of Change


Spencer Nilsen은 미국의 음악가로 게임사 SEGA의 많은 게임에 음악으로 참여했다. 대표 참여작은 "돌고래 에코(Ecco the Dolphin)". (국정자원 화제로 통관이 밀려 제때 도착하지 않아 이번 재발매를 맡은 레이블 'In The Mood For Space'에게 영상을 직접 요청했다.)

 

황선웅 @sunx2g

에디터, 멜로디컬한 음악을 수집하는 컬렉터. 수집한 게임음악 레코드를 바탕으로 세 장의 믹스테잎을 제작했다. 귀여운 게 최고인 음악 감상 동아리 ‘Being Kawaii’의 멤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