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엽 — ‘타이니 티어스’ 있기까지: 2026년 1월 20일부터 6월 7일까지의 메모와 눈물 자국들

이상엽 — ‘타이니 티어스’ 있기까지: 2026년 1월 20일부터 6월 7일까지의 메모와 눈물 자국들

올해 3월 문을 연 ‘타이니 티어스(이하 TT)’는 삶에 놓인 무수한 눈물을 미술의 언어로 사유하는 장입니다. TT는 삶을 둘러싼 작은 눈물을 언어이자 감정, 신호와 고백, 증상과 증거로써 바라봅니다. 각자의 장소에서 흘리고 또 닦아내는 매일의 작은 눈물들은 삶의 무엇을 감추고 또 드러낼까요? 눈물은 작업의 언어이자 예술의 언어이고, 나아가 삶의 언어이기도 합니다. 그게 아니라면, 앞선 언어들에 먼저 놓인 언어의 기본 단위이자, 필수 구성요소일 것입니다. 생활과 삶, 작업과 예술이 눈물 없이 존재한 적이 있던가요?


‘타이니 티어스’ 운영자·기획자 이상엽은 ‘타이니 티어스’의 시작과 더불어, 첫 공식 행사로 ‘타이니 티어스 심포지엄 2026: 여자어와 눈물들’을 준비하며 통과해 온 지난 1월부터 6월의 시간을 눈물 자국과 메모의 형태로 공유합니다. 누군가의 시간과 감정, 배움을 돌이켜 읽어보는 다른 누군가의 경험은 무엇이 될 수 있을까요?      



1/20

small cries of everyday life.


1/30

수줍음, 부끄러움, 더듬거림의 언어가 작동하는 걸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싶다. 공식화된 자리에서.

폴폴 날아다니는 언어두. 


2/7

“매우 무거운 물, 매우 죽은 물, 매우 살아 있는 물”

“그는 그녀의 호랑이 같은 눈을 바라보았다. 이미 그는 그 안에 뛰어들어 다른 삶을 살고 있었다.”

— 앙투안 볼로딘, 『찬란한 종착역』 


감정과 슬픔.

마지막 이미지를.


2/9

무언가/누군가 너무 미워 울던 날. 그게 나였던 날.

 

2/13


2/19

“I will always be a Russian woman in your perception.”

— 마리나 츠베타예바, 『Letters, Summer 1926』 


2/24

‘Pure angel speech’

“We touch each other. How? With wings that beat…”

— 『Letters, Summer 1926』 

 

2/28

3/5

마음의 수도꼭지.


‘단순하면서도 슬픈 듯 멋진 멜로디’

‘자신에게 주어진 삶을 사랑하는 소질’

“햇볕을 받은 샴페인 잔처럼 기쁨과 거품으로 가득했다.” 

— 빅토리아 토카레바, 『티끌 같은 나』 

 

3/15

3/16

“새로운 문을 열고 새로운 세상에 들어온 것 같았다. 신이 누군가에게 새로운 문을 열어 주려고 하면, 그 사람은 그동안 있던 곳의 문을 닫기 마련이다. 다행히도 그녀의 과거와 연결된 문은 세게 닫혔다.”

— 빅토리아 토카레바, 앞의 책.


3/17

“향수란 ‘내가 언젠가 배불리 먹었던 곳에 대한 배고픔’이 된다.”

— 헤르타 뮐러,  『숨그네』 

 

3/24

3/28

서정시 Lyric

인상주의 Impressionism

서정-인상주의 lyrical-impressionism?


3/29

내가 사랑하는 언어. 내가 편안해지는 언어.

내가 개념어로 세상/존재/작업을 이해하고 있지 않다고.


3/29

I usually have to go to the place, and then I witness, and then I find myself there.

How God chooses to blow me that day.

God blows through me. Love breaks me.

— 프레셔스 오코요몬(Precious Okoyomon)의 말


무언가를 일깨우는 장소. 이 장소성. 그게 나를 심포지엄의 형태로 부를 때. 그건 더 다수의 무수한 여자들 목소리의 겹이야. 겸손해지면서도 용기를 가지고 아름답게 담대해져야 해.

존재를 둘러싸게. 구획을 넓히는 일, 향기를 뿜는, 풍기는, 날아가게 하는 일이라고. 자유.


장소의 역사

그 장소가 성스러움을 불러일으키면 받아들여야 한다.

중립의 공간이라는 건 내게 의미가 없는 듯 해. 

무엇을 보여주시나, 느끼게 하시나?

그게 결국 무언가 점유하려는 게 아니라 자기 자신이어야 한다고.


3/30 

삶의 바닥에는 배고픔의 묘사, 배고픔의 언어가 있다.

상처, 독, 면역력, 회복력, 살아 있음.


3/31

여자로 태어나서 어떤 식으로든, 아이를 갖지 않더라도, 누군가를 먹이고, 돌봐야 산다는 것을. 살아 있음을 느낀다는 것. 나는 그걸 미술의 일로 하고 있고.


4/1

She’s trying to touch through the way she’s doing art 

We are touching the essence of the thing.

— 브라차 에팅거(Bracha L. Ettinger)의 말


4/5 

“그때 나는 이파리와 꽃을 따 먹었습니다. 그것들과 하나가 되고 싶었습니다. 그것들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아는데, 나는 몰랐기 때문입니다. 나는 그들의 이름을 부르며 말을 걸었습니다.”

— 헤르타 뮐러,  『숨그네』 


4/6

은유와 비유의 세계. 시의 세계, 음악의 세계, 이미지의 세계.

건너뛰기. 두근두근. 그런 게 내가 느끼는 내가 보고 경험하는 내게 자유로운 세계라는 걸.

그 공기가 그 자체로 언어잖아. 의미, 감정, 계절, 시간, 주기. 지나가-돌아와-온몸으로 경험해.


4/8

“God, when she’s given you her strength, to show you how delicate this gift was, slipped it to you in a smile.”

— 엘렌 식수(Hélène Cixous), 『Angst』 


4/10

My face between Monday and Tuesday.

But the impression is too strong.

Give yourself ten shampoos with soap of snow, that freeze your face and eats away your thoughts but 

makes your head sparkle.

— 엘렌 식수, 앞의 책.


4/12

The meaning made your heart pulse.

They soil it with their tears.

The young healthy blond days have fallen.

— 엘렌 식수, 앞의 책.


4/14

‘서정-인상주의’에 관한 메모 1

공간/장소가 가진 정서/인상

역사가 지닌 서정


4/15

‘서정-인상주의’에 관한 메모 2

나는 가두는 것에 관심이 없고 붙잡는 데는 능력이 없구나.


4/20

‘서정-인상주의’에 관한 메모 3

공감각, 총체성. 하모니. 


4/21

존재의 향기. I know it by heart.

지식은 자랑하는 게 아니야. 나누는 거, 같이 느껴 변화하는 거, 변화시킬 수 있는 거, 더 잘 살도록 하는 거.


4/25

“삶의 참뜻은 살아가는 것이다.” 

— 루트 클뤼거


4/27

‘서정-인상주의’에 관한 메모 4

보는 세계 + 느끼는 세계

  (인상)          (마음)

 

4/29

5/12

“사유는 통행료를 낼 필요 없이 국경을 넘나든다” 

— 아비 바르부르크


5/13

소명과 사명.

선한 마음, 살리는 마음, 돕는 자, 선의, 연결, 책임감, 가치, 자격.


5/16

‘서정-인상주의’에 관한 메모 5

그것은 언제나였어. 그것은 과거-현재-미래를 모두 품어.

완전히 언어로 납득되지 않는, 정의되지 않는, 포섭되지 않는. 그것은 신비야, 마법이야, 주님이야.

이 일들을 형언할 수 없구나. 눈물이 설명이 되냐구! 설명할 수 없어서 흐르는 거야. 어떤 형태로든 근데 그건 드러나야 하기 때문이야. 있었기 때문에. 그래서 없을 수는 없는, 없어지지는 않는 없었던 것은 안 되는 거야.


외않되?


5/18

The mystery is so deep.

Kind of childlike wonder about the beauty of this world.

Little things in there. A love of adventure.

There is no greater gift than that spontaneous ability to love. 

Change the world in a great way.

If whole thing is beautiful there you are.

The essence of you. 

God loves everything you love.

— 앨리스 워커(Alice Walker)의 말

 

5/19

5/21 

What a blow to the heart?

Gift givers.


5/26 

“몸에 밴 언어, 양쪽 따귀와 블라우스의 자벨수 냄새. 겨울 내내 구운 사과 냄새와 양동이로 떨어지는 오줌 소리 그리고 부모의 코골이와 엮여 있는 그 언어를” 

— 아니 에르노, 『세월』 


5/28

‘서정-인상주의’에 관한 메모 6

한 감정이 장소에 가득 물들게 하는 일. 개념과 정의를 벗어나 향을 뿜는 일, 흘러넘치는 일.

눈앞에 그려지는 것과 마음에 새겨지는 것이 동시에 일어날 때 그것이 신비, 그것이 서정-인상주의야. 그리고 그때 눈물이 난다고. 어떻게 잊을까? 그 순간을. 무지개. 모든 조건이 아니라 특수한 조건 속에서 갑자기 떠. 사라져. 남아. 신비로. 물과 빛, 슬픔과 은총. 그때 무지개가 뜨는구나. 현상이자 신비구나.


6/2

I’m very interested in how we see each other.

Travelling back in time. Here and now.

Relationship is a journey. 

Vase is a very inviting object.

— 올라퍼 엘리아슨(Olafur Eliasson)과 티모시 모턴(Timothy Morton)의 대화 중에서


6/5

Love is a giant bag of everything. 

– 앨리스 워커


전시는 관객에게 선물이어야 한다. 하루의 선물. 시간을 선물하는 일.


6/6

‘서정-인상주의’에 관한 메모 7

단어가 무수함을 줄 수 있다는 거. 언제나 플러스+ 된다는 거, 풍성해진다는 거.

사건이 마음에 번지면 영원히 종료될 수 없다는 거. 기억된다는 거.

장소에 순응하는 일, 껴안는 일, 껴안기는 일.

마음에 어떻게 계보와 사조가 있어? 마음의 풍경은 계속 돼, 돌아와, 다르게.


“생명의 형체들은 우리가 그것을 쳐다보는 동안 변하고, 바라보는 우주도 변화시킨다.”

— 앤 카슨, 『플레인워터』


6/7

지금 여기 내 마음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나?

“사랑은 저절로 말해지는 이야기다. (… ) 그것은 언어 능력을 지니고 있지 않을지도 모른다.”

— 앤 카슨, 앞의 책.

 

이상엽 @sangyeopcci

이상엽은 독립기획자로, 이야기와 이미지를 그에 걸맞는 장소로 연결하는 일을 한다. 삶을 구성하는 기본조건, 경험과 감정이 존재를 통과하는 방식, 영향을 주고받는 일에 관심이 있다. 《타이니 티어스 심포지엄 2026: 여자어와 눈물들》(2026, 이화여자대학교 중강당), 《The Orange》(2025, LDK), 《이탤릭체 시간》(2024, 남산도서관), 《마음속》(2023, 봄바니에 뉴욕), 《살아 있는 관계》(2021-2022, 남산), 《장식전》(2020, 오래된 집) 등을 기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