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수 — 버드콜 매뉴얼 #3 책을 펴내기

이지수 — 버드콜 매뉴얼 #3 책을 펴내기

그간 버드콜을 교실이자 도서관으로 기능하는 공간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던 중, 지난 3월  『학교: 스스로 배우고 가르치는 예술교육, 그 최근의 역사』를 출간하며 출판사의 역할을 더했다.






 

 『학교: 스스로 배우고 가르치는 예술교육, 그 최근의 역사』는 2000년대 이후 예술가, 기획자, 컬렉티브가 스스로 만든 학교에 대한 인터뷰집으로 거꾸로 지식, 새로운 경로, 따스한 방과 같은 비제도적 방식으로 전개한 학교의 사례들이 담겨있다. 



 

2023년, 우연히 이 책을 발견하고서 커다란 해방감을 느꼈다. 학생들을 줄 세우는 대신 그들에게 다가가는 학교가 존재한다는 것, 함께 음식을 먹고 설거지를 하며 나누는 이야기가 가장 중요한 깨달음을 줄 수 있는 학교가 있다는 사실, 전쟁이 일어나는 곳에서도 예술을 생존의 조건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덕분이었다. 그러니까 교육은 건물이나 제도에 고정된 것이 아니라, 관계와 시간 속에서 계속 변형될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생각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번역서를 만드는 과정은 자연스레 ‘학교화’되었다. 1년이 넘는 기간에 걸쳐 18번에 걸친 ‘초역 읽기 세미나’를 진행하며 우리는 효율 대신 여러 번 함께 다시 읽기, 여러 사람의 의견 듣기를 자처하며 먼 길을 돌아왔다.



생각보다 길어진 이 시간 동안 성심껏 함께 일한 우리 자신에게 감사하며, 무엇보다 ‘초역 읽기 세미나’에서 각자가 경험한 교육환경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준 많은 동료들에게 깊은 감사를 전한다. 또한 책의 출간을 너그러이 기다려준 사람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

이 책에 언급된 학교들은 당시에도, 지금도 새로운 형식이 아니다. 


다만, 배움의 환경에는 무엇이 필요한지, 우리는 무엇으로부터 배우는지 질문이 들 때 들춰볼 수 있는 자료가 되기를 바란다. 


우리 각자가 원하는 교육환경을 구체적으로 그려볼 수 있기를, 나아가 직접 꾸려보기를, 그렇게 각자가 직접 만든 거꾸로 지식, 새로운 경로, 따스한 방이 늘어나기를 바란다.



이지수 @leejiisuu

교실이자 도서관으로 기능하는 공간 버드콜을 운영한다.